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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13 헤일, 시저 - 코엔 형제 (9)

#.
일단 헤일, 시저 영화 감상을 시작하기 전에 이 놈의 영화 소개 욕 부터 좀 하도록 하겠다.


시나리오도 있다! 돈도 있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없다?
1950년, 할리우드 최대 무비 스캔들을 해결하라!
올해 최고 대작 ‘헤일, 시저!’ 촬영 도중 무비 스타 ‘베어드 휘트록’이 납치되고 
정체불명의 ‘미래’로부터 협박 메시지가 도착한다. 
‘헤일, 시저!’의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비.상.상.황! 
영화사 캐피틀 픽쳐스의 대표이자 어떤 사건사고도 신속하게 처리하는 해결사 ‘에디 매닉스’는 
할리우드 베테랑들과 함께 일촉즉발 스캔들을 해결할 개봉사수작전을 계획하는데... 

 

리얼리...?

정말 이렇게 소개할거냐...?

정말 이 영화를 보기는 한 건가 저런 줄거리와 이런 포토줄거리 같은 걸 만드는 사람들은....? 

아 이거 진짜 뭐 누구한테 고발하고 싶다.. 코엔형제는 알까.. 한국에서 이 영화를 이딴식으로 소개한다는 사실을...? 

세번째줄부터 다섯번째줄 까지는 fact 이지만 나머지는 완전 다 허풍임. 할리우드 베테랑들과 함께 뭘 어떻게 한다고? 뭐? 반드시 개봉시켜야 한다...? 포스터 저렇게 만들라고 한 사람도 진짜 엉덩이 몇 대 맞아야 됨.

아 진짜 누구라도 어디에라도 고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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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가 바보같이 저 따위 영화소개에 속아서 1950년대 미국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조지 클루니 조연의 납치 코믹 활극 같은걸 기대했기 때문에, 영화 초반부에 적잖이 당황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 맞아 번 애프터 리딩... 만 생각해봐도, 그래 코엔 형제는 원래 이런 놈들이었지.. 내가 보러 온 건 오션스 일레븐이 아닌거야.. 라며 마음의 눈을 다시 뜨면, 

헤일, 시저는 신선한 구석이 많은, 그러면서 진지한, 그런데 우스운 영화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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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영화는 조지 클루니가 아니라, 캐피톨 영화사 대표 에디 매닉스로 분하는 조슈 브롤린이 주인공이고, 이 사람은 지금 전방위적으루다가 영화사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결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캐릭터. 

이 사람이 얼마나 바쁘냐면..

캐피톨 사의 대표 영화 헤일, 시저의 주인공 베어드 휘트록(조지 클루니)이 영화 마무리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장면의 촬영을 앞두고 왠 커뮤니스트 집단에 납치를 당하고,

언론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며 양쪽에서 덤벼드는 쌍둥이 대커 자매 기자한테 뭐라도 걸릴까 전전긍긍 조심해가는 와중에,

서부활극 대표 아이돌 배우 호비 도일을 드라마 전문 영화감독 로렌스 로렌츠 영화에 집어넣으라는 윗선의 주문을 기껏 따라줬더니 발연기가 심해서 영화감독이 빡치지를 않나,

잘 나가는 싱크로나이즈드 전문 여배우가 사생활 관리를 제대로 못 하는 바람에 영화사 이름에 먹칠할까 걱정되서 뒷구멍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 다녀야 하고,

그 와중에 아내는 금연을 잘 하고 있나 왠지 자꾸 캐물으려고 할 것만 같고,

영화사 일은 너무 사방팔방에서 폭탄 터지듯 터져나가는 지경인데 헤드헌터가 자꾸 이제 텔레비전도 나온 마당에 영화계를 떠나서 항공사로 이직하라고 하루에도 몇 번씩 불러내어 꼬신다.

이외에도 크고 작은 다른 일들이 더 물려있지만 내 정신이 다 빠지는 관계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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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얘기를, 오션스일레븐에서 번애프터리딩으로 옮겨 갈 마음의 준비가 채 안 된 나에게 마구잡이로 쏟아내는 코엔형제가 그닥 친절한 편은 아니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정리하는 마음으로 내가 줏어들은 것만 좀 정리해보면,



(1) 미국과 소련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이 주요한 시대 배경이었다는 점. 오죽하면 영화사 이름도 캐피톨이 아닌가.



사실 조지 클루니가 본인을 납치한 공산주의 클럽..(?)에 물들어 어떻게 빠져들었다가, 어떤 식으로 다시 계몽되는지를 쳐다보고 있는 것도 우습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건 누가 봐도 가장 아메리칸 오브 아메리칸인 채닝 테이텀이 보여준 결말이었다. 과장되면서도 시니컬하다고 해야하나.

(2) 그 시대에 유행했던 영화들 - 싱크로나이즈드, 탭댄스, 군무와 노래들로 풍성하게 연극처럼 꾸며진 그것들에 대한 향수.

아는만큼 보이는 이 영화를 따라가느라 애를 쓰는 와중에도 쉬어가는 코너처럼, 각 배우들이 연기하는 영화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뒤져보니,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한 영화는 'million dollar mermaid', 채닝 테이텀이 연기한 영화는 'on the town'의 오마쥬에 가깝다고. 사진 찾아보니 정말 그런 듯. 왠지 호비 도일이 기타치며 노래하는 영화도 뭐 있을 것 같은데.
 

(3) 직업에 애착이 있으나 직장이 힘든 샐러리맨의 비애...(!)

조슈 브롤린 아들래미가 야구 시합을 앞두고 포지션을 바꾸고 싶었는데 (본인이 코치한테 전화를 미처 못 해줘서 결국 못 바꿨지만) 막상 바뀐 포지션을 적성에 맞아 해서 다행이었다- 라는 부인의 이야기에 주인공이 '적어도 그거 하나는 알아서 잘 해결되었구만' 이라는 식으로 읊조리는 장면이 있는데,

아 정말 너무 슬픔 ㅠ_ㅠ

 

이외에도 굳이 헤일,시저 라는 영화를 메인으로 잡아서 기독교...라고 해도 되나 여튼 종교 얘기를 한데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고, 우리 불쌍한 호비 도일이 자기 영화 시사회에서 사람들이 다 웃어 넘기는 장면에서 씁쓸하게 따라 웃은데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고, 마르크스니 엥겔스니 이것저것 찾아보면 별별 하고 싶은 얘기가 엄청 더 있으신 것 같지만 나는 소화불가.

 


#.
얼굴 알고 이름 아는 배우들의 연기는 뭐 이미 말할 것도 없겠지만 굳이 덧붙이자면, 조지 클루니 찌질한 연기 진짜 장난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애니웨이, 우리나라 포털 영화소개 읽고 혹하신 분들에게는 비추, 코엔형제 이미 좀 겪어보신 분들에게는 추천.

 

APR 2016
@메가박스 신촌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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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