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도 팔자다'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2.08 펑- (16)
  2. 2010.12.09 몇 번이고 생각을 해봤다. (2)
  3. 2010.12.01 포지셔닝 종말론. (8)

펑-

journal 2011.02.08 00:25
감정이 폭발했다.
타향살이의 설움이 폭발했다.
일하는 백수의 지쳐가는 심신이 폭발했다.
그리고 장난꾸러기 쏘쿨녀의 자아가 폭발했다.


물론,
나의 상황이, 나의 심경이 변화하여,
나의 태도 및 정신상태가 달라진 것을,
넘들이 알아서 눈치채주길 바랬던 것은 나의 문제일 것이나.

오가는 수많은 대화 속에서 그렇게 많은 힌트를 주었건만,
그를 알아채주지 못 하는 주변인들에게 섭섭함을 느끼는 것은,
꼭 나의 탓만은 아니다.


게다가 너는 원래 뭔 장난도 다 받아주던 쏘쿨녀잖아- 갑자기 왜 이러심? 이라 하시면,
대체 나는 그럼 언제까지 이 엄청난 감정소모를 견뎌내가며 허허실실 살아야된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폭발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냔 말이다.


1.

이건 나도 어쩔 수 없어- 라며 너무 쉽게 금방 포기해버린 것은 아닐까- 엄청난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타개하고 좀 더 발전적인 길을 걸을 수 있나- 생각 안 했던 게 아니다.

그러나 정말 백방으로 뒤져봐도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아,
다른 것에서 다른 만족을 취하며 이 곳에서의 생활을 십분 써먹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잘 살았다.


2.

이렇게 말을 하고 저렇게 말을 해도 항상 어딘가 틀려먹는 부분이 있는 이 망할놈의 불어나부랭이 때문에,
하루종일 밖에 있다 들어온 날은 레슬리한테 말 걸지 말아달라고 부탁할 만큼 머리가 지쳤다.

불문과 굶는과라고 백만명이 말려도, 곧죽어도 그 불어나부랭이가 좋아서,
여기 온 지 10개월 만에 중학교 때부터 붙들어온 영어를 새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그렇게 붙들고 늘어졌는데도 여전히 어딘가 안 굴러가는 부분이 남아있는 이 불어나부랭이 때문에,
심신이 지치고, 머리가 지쳤지만.

여기서 사는 게 내가 배운 걸 활용해먹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굳게 믿으며,
그렇게 잘 살았다.


3.

그렇게 어떻게든 잘 살고 있었으니까,
어딘가 좀 막히는 데가 생겨도, 그냥 웃음거리로 치부하며, 허허실실 그렇게 살았다.

이런 장벽들 쯤이야 희화화시켜 웃어넘겨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그렇게 살았다.


그건 일종의,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권리 같은 것이었다.

뚱뚱한 사람한테 뚱뚱하다고 놀리면 뚱뚱한 사람은 웃기지 않지만,
뚱뚱한 사람이 스스로 뚱뚱하다고 놀리면 그냥 다 웃을 수 있잖아.


그건 나에게 있어 정말 유일무이한 탈출구 같은 도구였는데.
내가 나를 위해 웃자고 쓰는 소재를 너네가 가져다 남용하지 말란 말이다.



4.

물론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말해줬고,
나도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그 남용에 악의란 전혀 없다.


하지만 이제 장난이 장난이 아닌 그 선을 넘어버리는 순간을 참아낼 여력 따위,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단 말이다.


당신들이 그렇게 나를 놀려먹을 정도의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 알 수 있는 능력 또한 갖추었을 것이라고,

그렇게 너무 쉽게 믿어버린,


역시 그렇게 또 내 탓이 된다.



5.

물론,

이렇게 악에 받쳐 주저리주저리 대면서도,
하필이면 지금 걸려가지고 나한테 욕지거리를 듣는 너네들은 뭔 잘못인가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이런 종류의 폭발하는 감정을 마주한 것이,
정말 내 일생에 단 한 번도 경험할 수 없는 일이었더래서,


내가 지금 화를 낼 대상을 제대로 잡은건지 아닌건지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내 주위의 그 어떤 누구가 문제였던 게 아니라,
그냥 이 모든 것을 싸잡아서 지금 나, 여기 후랑스라는 이 상황 자체가,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는지도 모르겠다.




6.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한국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나의 인생이 느므느므 빡세고 힘들어서,
뭔가 또 다른 곳으로 눈이 돌아가는 그 날이 와도,

지금 이 날들을 다시금 떠올리면,
들썩이던 궁디짝이 얌전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이렇게 나는 한국에서 살 사람- 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하는 것도,
앞으로 남은 몇십년 평생을 위해서는 꽤 유용한 경험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나 이제 집에 간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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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된다고,
그렇게 불만만 가득한 채 앉아 있는 건,

사실 알고보면 나의 탓이 아닐까.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해있다면,

나보다 좀 더 욕심이 있고,
나보다 좀 더 부지런하고,
나보다 좀 더 용기 있는,

그 사람이 지금 내 자리에 있었다면,

그랬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까.


결국은 내가 앉은 자리에서 입만 대빨 나와있을 뿐,
시간이 뭔가 해결해주기를 희망없이 기다리고 있는,
내 잘못이 아닌가.


..라고 하기엔,

더 이상 나에겐 남은 욕심도,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볼 생각도,
뭔가 얻어내기 위해 용기를 낼 마음도 없고.

별로 뭘 얻어내고 싶지도 않다.

사실 나의 천성이 좀 그런 듯-_-



나는 지극히 수동적인 형태의 직장인에 불과한데,

내가 있는 곳은 나 혼자 알아서 능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그 어떤 다른 결과도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능동적으로 행동하면 뭐가 달라질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내 탓일까.

어떻게 하는 게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혹은 하고 싶지 않아하는 이 내 성격이 문제라면.

난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며 살 수 있나.




아 이래서 사람들이 장사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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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포지셔닝 종말론.

journal 2010.12.01 16:00

나는 그렇다.

늘 끊임없이 장난질에,
진지함이라고는 코빼기만큼도 없다.

특히 남자사람들이랑은 대화의 95% 이상이 장난질.

내가 거는 장난질도 악질이지만,
남자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장난질은 순악질.

그래도 나니깐,
나 정도 되니깐 이 정도 장난도 치고 놀면서 친해지는거야- 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살았는데.


엊그제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쓰잘데기 없는 장난질에 신경전을 벌이며 놀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 눈물이 쏟아질 뻔 한 걸 겨우 참았다.

대체 왜 나만 이 수모를 겪어가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대체 내가 뭐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허구헌날 놀려먹으면 너네는 재밌냐 싶기도 하고.


물론,
며칠간 지속 된 지독한 목감기를 앓고 난 뒤라 심신이 피로했던 탓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약,
내가 가진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discour가 이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래서 내가 가진 에너지가 부족할 때는,
이것이 도무지 견딜만한 레벨의 그것이 아니라면,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이걸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또 누가 날 그렇게 막 대하나 생각해보면,
모두 애정을 동반한 장난질일 뿐, 악의가 있는 행동들도 아니었는데,


이런 포지셔닝으로 평생을 살아온게,
갑자기 서러워졌다.




한국으로 가고 싶다.

오랫동안 나를 알아왔고,
나의 표정 몸짓 하나에도 즉각 눈치를 챌 수 있는,
센스있는 지인들이 있는 그 곳.

비록 그 곳의 빡센 삶의 무게가 버거울지라도,
한 번의 만남과 거기서 이어지는 장난질이 그 다섯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나에게 돌려줄 수 있는,

나의 포지셔닝이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그 곳.



오늘의 브금은 윤밴의 박하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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