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작'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6.06 오베라는 남자 - 프레드릭 배크만 (2)
  2. 2011.09.06 골든 슬럼버 - 이사카 코타로
  3. 2011.09.02 빅픽처 - 더글라스 케네디 (2)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에게 품위란, 다 큰 사람은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뜻했다. 따라서 품위라는 건 어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게 되는 권리라고 할 수 있었다. 스스로를 통제한다는 자부심. 올바르게 산다는 자부심. 어떤 길을 택하고 버려야 하는지 아는 것. 나사를 어떻게 돌리고 돌리지 말아야 하는지를 안다는 자부심. 오베와 루네 같은 남자들은 인간이 말로 떠드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존재였던 세대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개봉을 앞둔 영화가 있는 줄 알았다면 후기를 더 빨리 썼을텐데 늑장부리다가 이제서야 올림. 


본의 아니게 은둔생활을 하게 된 지난 몇 주간 생각 없이 가볍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오베라는 남자를 보게 되었다. 


왠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가 올리던 포스팅이 인기가 많아져서 책으로 나왔다고 하니 슥슥 책장 넘겨가며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구매했는데, 사실 첫 장에 소개 된 오베라는 남자는 진짜 피곤한 스타일이고 필요 이상으로 화가 나 있는 사람이어서 심신의 안정과 자유와 평화와 사랑이 필요한 나에게 묘하게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바람에 실망할 뻔 했었다.


그러나 꾹 참고 두 번째, 세 번째장을 넘어가 본 건 잘 한 일.


아내를 잃고, 이제는 직장도 잃고, 삶의 이유 자체를 잃어버린 무뚝뚝한 고집쟁이 오베라는 남자가 새롭게 세상에 눈을 뜨게 되는 이야기랄까? 자기 부인을 만나기 전과 후의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이 무뚝뚝한 로맨티스트가 겪는 하루하루를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결국 그의 츤츤데레데레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 


약간 쓸데없이 멋부리는 듯한 문체 때문에 초반의 짜증이 100% 사라지지는 않지만, 끝으로 갈 수록 그에 대한 연민과 애정과 관심이 솟아나며, 사는 게 뭔가 생각하게 되는 그런 글.



p.s. 영화 예고편에서 본 오베라는 남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여리여리 착하게 생겨서 흐음- 이랬는데, 생각해보니까 책 표지에 저렇게 자기들 멋대로 주인공 얼굴을 그려버리는 건 반칙인 것 같다. 내가 상상한 오베라는 남자는 은근히 저런 백발의 흰 수염 남자로 정해져 버림..!


p.s 2 아부지가 영화 보셨는데 고양이가 그렇게 귀엽다고 +_+


p.s 3 네이버에 있는 저자 인터뷰를 읽었는데, 프레드릭 배크만은 현대차를 몬다고 한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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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20110908-094402.jpg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고 했던 모리타의 말을 떠올린다.
야, 모리타, 그게 아니라 인간의 최대 무기는, 오히려 웃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요새 읽는 책들이 하나같이 기대 이상으로 재밌어주시는 바람에,
지옥의 출근길을 그나마 버티고 산다.

골든슬럼버도 마찬가지.

범세계적으로 먹힐 만한 주제, 미미한 개인과 거대사회권력의 대치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지는 부분들,
특히 주인공 아오야기와 그와 연루된 모든 사람들의 관계와 같은 것들을 녹여낸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

요 근래 문제상황에 빠진 주인공의 고군분투 스토리를 자꾸 접하게 되는데,
난리통 속에서도 자신만의 센스와 기지를 잃지 않는 주인공의 모습에 자꾸 빠져들게 된다.

영화로 이미 나와있다는데 내가 좋아하는 타케우치 요코가 나왔다니 한 번 찾아볼까 싶기도.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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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20110902-013131.jpg

와인 한 잔을 더 마시고, 인화한 사진을 다시 꼼꼼하게 살폈다.
그밖에 다른 사진들에는 이전에 내가 품었던 자의식만 보일 뿐이었다.
그나마 다섯 장을 건질 수 있었던 건
내가 피사체에 사진가의 시각을 인위적으로 들이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피사체의 얼굴에 집중하고,
그 피사체가 프레임을 결정하게 내버려두면,
모든게 제대로 굴러간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와우.

정말 괜찮은 책이다.


팩트만 보면 피 튀기는 장르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은 우리네 인생사.


사진가의 꿈을 간직한 채 뉴욕 월스트릿의 성공한 변호사의 삶을 살던,
어찌보면 평범한 주인공이,

어쩌다 몬태나주 시골에서 발굴된 천재 사진가로서의 제 2의 인생을 살게 되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는 주인공 일인칭시점으로 풀어나가는데,

감정묘사도 섬세하게 잘 나타나 있고,
특히 이 사람이 혼자 중얼거리는 내용이 은근 위트가 있어서,
읽다 보면 이 진지한 와중에도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 나온다.

뉴욕 월가에서 몬태나주 작은 동네 구석으로의 배경전환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꿈꾸는 삶과 꿈을 이루어가는 삶의 현실적인 대비가,
생각할 거리를 (특히 지금 질풍노도의 시기를 또 한 차례 겪고 있는 나에게) 던져주기도 함.

사진에 대한 조예 깊어보이는 내용들도 꽤 나오는데, 읽다보면 급 출사 나가고 싶어짐.


후랑스에서 영화로 제작 중이라길래,
뭔놈의 소설들이 좀만 뭐 어쩌면 영화화래- 나중엔 코빼기도 안 보이는구만-
..이라며 비웃었는데,

알고보니 나 후랑스 있을 때 개봉한 영화였음.

어째서 인기인지 이해하기 힘든 후랑스의 인기 배우 로맹 듀리스가 주연한 영화,
'un homme qui voulait vivre sa vie' 였던 것.

예고편은 좀 재미없어 보였는데,
후랑스인이 사랑하는 로맹 듀리스니까 한 번 볼 걸 그랬어.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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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