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브금'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2.16 출근길
  2. 2010.12.01 포지셔닝 종말론. (8)

출근길

journal 2011.02.16 09:35
#.
몇 개월이 넘도록 늘 같은 아침 출근길을 걸으면서도,
단 한 번도 이런 이상한 기분 가진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의 라디는 정말이지 센티멘탈.

노래 한 곡 한 곡, 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다 그냥 그렇게 머리 속에 마음 속에 들어차는,
그런 느낌이었다.


#.
예전에 한국에서 회사를 그만두던 마지막 날,
내가, 나의 결정에 따라, 사실 더 있을라면 있을수도 있는 곳인데,
2년 남짓 지내던 그 곳에서 내 두 발로 걸어나오겠다는 결정을 내린 그 날.

그 때 기분이 얼마나 이상했었는지,
아직도 참 생생하게 남아있는데.

그냥 시간이 흘러서, 소속이 바뀌어서,
갈 때가 되어서 그렇게 가야만 했던 때랑은
정말 하나도 비슷한 구석이 없는,
 
그런 진짜 '떠남'이었으니까.


#.
그리고 지금,
또 한 번 나는 모든 걸 이 곳에 둔 채로,
그냥 그렇게 내 스스로 다시 한 번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 사실이 얼마나 싱숭생숭하니 이상한 기분을 전해주는지를 알면서도.


굳이 다시 한 번 이 같은 길을 선택하려는 단호함이,
나같이 우유부단한 아이의 마음 속 어디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것인지,
아무리 뒤집어보고 살펴봐도 보이지가 않는데.


#.
아마도 오늘,
새로 찾아낸 출근길 때문이었나봐.

그냥 오던 길로 왔어야 되는데.






함께했던 시간이 너무나 부족해서
언제나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잊지는 말아줘요.
나 역시 그럴게요.

다시 만나는 날, 많이 어색하지 않게.

잠자는 시간도,
일하는 시간도,
다른 사람 만나는 시간마저 아까워서,

오직 그대 곁에 있고 싶어했죠.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떠나야만 하는 그대에게,
아무것도 난 해준 게 없어 아쉬움만 남네요.

아직 함께 못 본 영화가 있어도,
아직 함께 못 가 본 음식점이 있어도,
아직 들려주지 못한 노래가 있어도,

goodbye,
한 마디 밖엔 함께할 수 없겠죠.


제발 가지마요, 조금 더 있어줘요- 라며 붙잡고도 싶었지만,
그댈 위하기보다 어쩔수 없으니까,
아무런 말도, 깊은 한숨만, 난 할 수 없었죠.

잠자는 시간도,
일하는 시간도,
다른 사람 만나는 시간마저 아쉬워서,

오직 그대 곁에 있고 싶어했죠.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면 그댈 떠나보내야하는,
나의 아픈 마음 혹시 알고 있나요.

많이 보고싶을거에요.

아직 함께 못 본 영화가 있어도,
아직 함께 못 가 본 음식점이 있어도,
아직 못 다한 얘기들이 남아 있어도,

goodbye,
한 마디 밖엔 함께할 수 없겠죠.




오늘의 브금은 라디의 굳바이.

예전에 라디 앨범 포스팅 하면서 링크 걸었던 노래라,
이번엔 오리지널 버젼으로 다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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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포지셔닝 종말론.

journal 2010.12.01 16:00

나는 그렇다.

늘 끊임없이 장난질에,
진지함이라고는 코빼기만큼도 없다.

특히 남자사람들이랑은 대화의 95% 이상이 장난질.

내가 거는 장난질도 악질이지만,
남자사람들이 나에게 거는 장난질은 순악질.

그래도 나니깐,
나 정도 되니깐 이 정도 장난도 치고 놀면서 친해지는거야- 라고,
그렇게 굳게 믿고 살았는데.


엊그제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쓰잘데기 없는 장난질에 신경전을 벌이며 놀다가,
갑자기 울컥- 해서 눈물이 쏟아질 뻔 한 걸 겨우 참았다.

대체 왜 나만 이 수모를 겪어가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대체 내가 뭐 그렇게 만만한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허구헌날 놀려먹으면 너네는 재밌냐 싶기도 하고.


물론,
며칠간 지속 된 지독한 목감기를 앓고 난 뒤라 심신이 피로했던 탓이라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만약,
내가 가진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discour가 이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그래서 내가 가진 에너지가 부족할 때는,
이것이 도무지 견딜만한 레벨의 그것이 아니라면,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이걸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고 또 누가 날 그렇게 막 대하나 생각해보면,
모두 애정을 동반한 장난질일 뿐, 악의가 있는 행동들도 아니었는데,


이런 포지셔닝으로 평생을 살아온게,
갑자기 서러워졌다.




한국으로 가고 싶다.

오랫동안 나를 알아왔고,
나의 표정 몸짓 하나에도 즉각 눈치를 챌 수 있는,
센스있는 지인들이 있는 그 곳.

비록 그 곳의 빡센 삶의 무게가 버거울지라도,
한 번의 만남과 거기서 이어지는 장난질이 그 다섯 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나에게 돌려줄 수 있는,

나의 포지셔닝이 최적의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그 곳.



오늘의 브금은 윤밴의 박하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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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