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영화'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6.02.08 순응자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2)
  2. 2011.01.16 아이 엠 러브 (2)
  3. 2010.01.26 애프터 러브 (4)

#.
간만에 아트하우스모모에 가고싶기도 했고,
1970년 영화를 국내 최초 개봉한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정말정말 흘깃 읽어본 영화 설명이 솔깃하기도 하여 선택했던 영화.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았던 건, 내가 기대한 내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전혀 재미없었던 것이 아닌건, 참신하고 색다른 영상미와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 (무식한) 내가 정말 미리 생각할 수 없었던 범주의 내용 때문이었다.


#.
영화는 독재정권인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에서 파시스트로 활동하는
주인공 마르첼로의 회상과 현재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주인공 얼굴이 이미 생긴 것부터 뭔가 좀 희미하게 생기셔가지고,
처음에 누가 누군지, 어디가 어디고, 언제가 언젠지 쫓아가는데 좀 애를 먹었다.

이태리의 동명 원작 소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서대로 서술되어,
아마도 주인공의 인생을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어째서 이이가 '순응자'가 되었는지,
알게될 법도 한 그런 모양인데,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태리 파시즘, 무솔리니 독재정권...읭? 이랬던 나의 무식함 때문에
초반이 더 어려웠던 듯-_-


#.
코엔 형제가 맨날 챙겨본다는 둥, 미쟝센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둥 하도 그래서,
대체 뭔가 들여다봤더니, 

마치 대학교 영화학 수업에서 교수님이 과제로 내 준 영화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70년 당시에 매우 획기적인 연출이었겠다 싶은 구도/컬러/명암/움직임의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예를 들면,

소실점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길고 멀고 광활한 공간에서의 직선 연출이나, 


컬러나 공간으로 여백을 두고 인물을 배치하는 장면들,


구조물 자체가 주는 분리감이나,
시점 차이로 전달 되는 분리감,


진심으로 어떤 의미를 담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보여줄리가 없다고 믿게 만드는,
빛과 그림자의 의도적인 연출 같은 것들.

그래서 매 장면을 지켜보는데 엄청난 집중력을 요하게 되는 것이다.


#.
그 와중에 내게 묘한 즐거움을 주었던 캐릭터 1번은,
마르첼로가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위해 선택한 여자 줄리아.

세상 걱정 없이 해맑은 스타일.

하지만 영화 막판에 이르러 이 여자가 취하는 화법과 분위기, 표정, 대사 모든 것은,
아 역시 결혼은 미친 짓인가- ... 뭐 이런 생각을 하게끔 ㅋㅋㅋ 하기도 ㅋㅋㅋ

#.
여캐 2번 안나.

아마도 나는 주로 여캐가 영화에 민폐 끼치지 않는 경우에 사랑에 쉽게 빠지는 것 같은데,
여기서도 안나 캐릭터가 엄청 멋있는 스타일이라 완전 좋았음.

게다가 캐릭터 분위기 때문인지 뭔가 내가 좋아하는 제니퍼 로렌스 비슷한 느낌이어서,
배우 이름 찾아봤는데 프랑스 배우 도미니크 산다 셨음. 엄청 이뽀 +_+

구글에 도미니크 산다 & 제니퍼 로렌스 검색하면....!


#.
이 상반되는 두 여자 캐릭터의 케미가 환상 돋는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댄스타임 +_+

영화 전반에 알게 모르게 깔려 있는 끈적끈적함과,
속 마음을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여자와,
세상 즐거워 고민이 없는 해맑은 여자,
아름다운 의상과 컬러풀한 배경에 쉴틈없이 쏟아지는 음악이,

다 어우러져서 휘몰아치고 나면,
어느 덧 영화는 탄력을 받아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이 쯤 되면 영화 내용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가고,
플레이백 하는 에피소드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전반부에 비해서 매우 몰입감이 높아짐.


#.
그리고 정말 막판에 이르러 이판사판 공사판이 되고 나면,
전에 없이 격정적이고 긴장감 도는 장면들과 헉 소리 나는 전개가 이어져,
여느 현대 영화의 액션 추리 서스펜스 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 레벨로 마무리 됨.


#.
아마도 영화학 개론 교수님이 이 영화를 과제로 내주었다면,

Q1. 주인공의 심경적/상황적 변화가 잘 드러난 장면을 꼽아 설명하시오.
Q2. 이 영화에서 표현된 동성애적 코드와 당시 시대상을 연결하여 논하시오.
Q3. 특징적인 구도 및 촬영기법의 효과에 대해 설명하시오.

뭐 이런 정도 되지 않았을까.


#.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마지막 황제, 몽상가들 감독이었어.
무서운 사람.


FEB 2016
@아트하우스모모


※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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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
개봉했을 때 놓쳤는데 마침 요새 재상영해줘서 운 좋게 보게 된 영화.

틸다 스윈튼이 '나는 이태리 여자가 되어야 했다'고 되뇌이는 예고편의 한 마디에,
왠지 꽂혀서는 이건 꼭 봐야해- 했었더랬다.

게다가 벤자민버튼에서 케이트 블란쳇과 틸다 스윈튼이 구분 안 가던 그 때,
나니아연대기에서 히스테리컬한 새하얀 그녀를 보았던 그 때,
그런 작은 기억들 하나하나 떠올리며,

이번에야말로 그녀를 제대로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더랬다.



#.
감각적이다.

고백하자면, 어떤 영화가 참 감각적이다라고 할 수 있는지 잘 몰랐다.
명확한 기준도 없고, 대체 무슨 감각을 어떻게 꼬집으면 그게 감각적인건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 영화,
매우 감각적이다.


#.
마치 이태리 명화를 보고 있는 듯 한땀한땀 정성들인 장면들이 눈을 자극한다.

어찌 보면 이태리 사람들에게는 새로울 것 하나 없을 도시 곳곳을,
누가봐도 낯설게 느껴질만큼 새로운 앵글을 통해 다시 보여준다.

핀트가 날아간 듯한 클로즈업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을 한 순간에 초점 뒤로 밀어내버리는 과감한 기법도 서슴치 않는다.



#.
영화가 시각적으로는 이태리 명화 같은 섬세함을 보여준다면,
청각적으로는 이태리 오페라 같은 웅장함을 느끼게 해준다.

귀신 영화도 아닌데 보는 내내 온 몸을 움츠리고 긴장하게 되는 것은,
필히 심장까지 울리는 웅장한 클래식 음악 때문이었으리라.

특히 영화의 클라이막스에 이르러서는,
영화음악이 주는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한다.

마치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모든 감정이 전해지기라도 할 것처럼.


#.
또한, 그녀가 새로운 만남을 갖는 곳,

그 곳은 그녀의 nature에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대리석으로 가득 찬 도시와는 전혀 다른 느낌.

그리고 그 곳이 주는 느낌을 극대화 시켜주는 것은,
지나가는 풀벌레 소리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는, 과장되리만큼 확대 된 사운드이다.


이 영화,
절제해야 할 부분과 과장해야 할 부분을 확실히 파악하고 제대로 활용한다는 느낌이랄까.


#.
게다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그 장면에서는,
미각이 연결 된 소재로 충분한 연상작용을 이끌어내었으니,

이 어찌 오감만족영화가 아니라 하리오.



#.
그녀의 신발을 벗겨주는 남자는,
그녀가 얽매여 있던 모든 것을 놓아버려야 만날 수 있는 사람.

그녀의 신발을 신겨주는 남자는,
그녀가 살아 온, 소위 말하는 정상적인 삶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사람.


#.
그녀가 그녀의 딸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게 아니다.
그녀의 딸이 그녀에게 깨달음을 준 것이다.


#.
그녀가 이태리에 왔을 때부터 아마도 반평생을 함께 했을 그 가정부의 오열은,
어떻게 말로 설명이 안 되는 감정이었다.


#.
나를 버리고 일상의 익숙함에 몸을 맡겨버리면,
훨씬 중요한 무언가를 놓치게 된다.


아아 스포일러 안 쓰려고 엄청 노력했더니,
뭔지 전혀 알 수 없는 얘기가 되어버렸어.

2011년 아직 보름밖에 안 지났지만,
가히 이는 올해 베스트 영화 다섯 편 안에 꼽힐 것이라고 생각함.

14/01/11
@UGC les ha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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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애프터 러브

my mbc/cinéma 2010.01.26 17:28


아 이렇게 말랑말랑한 사랑영화는 보는 게 아니었는데;ㅁ;



#.
원제는 EX.

이 강렬한 포스터를 무시하고 언제나 저렇게 말랑말랑한 사진들로,
예쁘장한 옴니버스 연애물로 영화를 포장해버리는 우리나라 누군가의 센스에,
약간의 불만을 표시하는 바이다.


#.
물론 영화는 말랑말랑하고,
스토리는 왠지 순간순간이 추측 가능하며,
다 비슷비슷하게 (예쁘게) 생긴 언니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대체 언놈이 언놈이랑 뭔 사랑을 하는건지 가끔 헷갈리기도 하면서,

약간 평범하게 흘러갈 수 있는 냄새를 풍기지만.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상황에 기인한 컬쳐럴 쇼크를 즐길 수 있고,
억지로 눈물 빼려고 하지 않는 그 자연스러움에 만족할 수 있으며,
뭔가 따지고 보면 평범한 해피엔딩이지만 나름 개성적인 스토리를 연출해 준다.


#.
남에게 이래라저래라 하긴 쉬워도 자기 앞가림하긴 얼마나 어려운지도 새삼 깨달았고,
남자는 중년이 넘어도 그닥 철 들지 않은 채로 여자 속을 썩일 수 있다는 것도 알았고,
소중한 사람과 사별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닥쳐서야 후회하는 그런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웹캠과 메신저는 전 세계 롱디인의 진리라는 것도 알았다 ㅋ


#.
요새 파스타에 나오는 공효진과 이선균의 풋풋한 감정놀이(← 클릭)를 구경하면서,
왠지 더 이상 순진무구하고 퓨어한 사랑따위는 할 수 없게 된 것만 같은 기분이 쌉싸롬했는데,

이렇게 훗날의 대책은 강구해주지 않은 채로,
무작정 (거의) 모든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끝내버리고 보자는 식의,
말랑말랑 예쁘장한 영화는,

그래서 걔네는 그렇게 해서 막상 이렇게 되면 어쩔건데?
걔네가 그렇다고는 했지만 이럴 수도 있는데 깝깝하다ㅡ

..식의 부러움 반 걱정 반의 감상평을 날리고 있는 내 모습을 돌이켜보며,
쌉싸롬을 레벨 업 하게 만들어버렸다;ㅁ;

 

#.
왜 드라마고 영화고 언제나 주인공 남녀는,
정작 중요할 때 전화 한 통, 문자 하나 날리는 걸 그렇게 안 해서 일을 복잡하게 만드나.



#.
여튼 이태리는 훈남훈녀의 나라


10.01.26
아트하우스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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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