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3.15 인 디 에어 (8)
  2. 2010.02.02 시네도키, 뉴욕 (8)
  3. 2010.02.02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 (4)
  4. 2009.11.29 솔로이스트 (1)

인 디 에어

my mbc/cinéma 2010.03.15 20:35

조지클루니,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남좌.



#.
조지 클루니도 조지 클루니지만,
뮤직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감각적인 오프닝크레딧이 영화 괜찮다고 말해주는 느낌.

영화 보면서 '아 과연 이 장면들 네이버에서 사진 구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당당하게 네이버 영화포토에 들어있더라.

/감사



#.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고 주창하는 중년남성과,
들러붙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는 쏘쿨한 중년여성,
월드와이드웹 온라인 세대의 휴머니스트 스물셋 어린이.

등장인물 라인이 얼추 좌충우들 로맨틱 코미디 쯤 될 것 같은데,

막상 들여다보니,

인간관계(가족, 연인, 혹은 나를 해고하겠다고 찾아온 생판 남과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함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로맨틱+코믹+휴먼다큐 였달까.

서로가 서로에게 적당한 교훈을 주면서 각자의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는 바람직한 이야기다.


#.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 건,
나에게 어떤 감정을 가지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각각의 캐릭터나 그들이 맺는 관계,
영화의 주된 배경이 되는 해고장면 등등,
하나같이 과장됨이 없이 간결하게 묘사된 느낌.

대신 아주 스물스물 잠식하듯 들어와서 내 맘을 뒤흔들어놓는다.



#.
조지 클루니가 자신의 생각을 남과 나누는 (혹은 남의 생각을 나누어 받는)  그 과정이,
적당히 합당한 수준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말하자면,

A의 성격을 가진 사람이 B의 성격을 가진 사람을 만나 B처럼 개화되는 일방적인 소통이 아니라,
A의 성격이 B도 만나고, C도 만나면서 그 중간의 어디쯤, 아마도 AbC' 정도로 변화하는,

그런 수준 말이다.

영화는 그 수준을 지키기 위해 후반부에 들어서 적잖이 충격적인 내용을 선사;ㅁ;



#.
제대로 읽은 적도 잘 없지만,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 스타일의 자기계발서 항목에 드는 그런 류의 책들, 난 별로 싫어하는데,

첫째는, 말이 쉽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고,
둘째는, 너나 잘 하세요- 라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너무 편협한가-_-?

자신의 인생관에 얼마나 확신이 있으면,
남한테 나처럼 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난 A라고 믿고 살았는데 살다보니 Ab도 있고 AbC'도 있으면 뭐 어쩔.
그 때 가서 웁스- 하고, 책 한 권 다시 써야하나.


난 이렇게 살았어요, 넌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난 잘 모르겠어요- 정도면 충분할 듯.


아, 이래서 내가 충고에 쥐약인가.




#.
해고대행을 하는 장면들에서는 늘 먹먹한 기분이었지만,

특히나 회의실 벽 하나 너머에 앉아 있는 사람을 해고하던 그 때는,
나에게까지 왠지모를 무력감이 전달되는 듯한 그런 느낌.


#.
영화 속 남녀관계에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전화연락 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데에 있다.


#.
리틀 애쉬 이후로 간만에 미주알 고주알 속속들이 떠들고 싶어지는 영화를 만났군.




#.
그나저나 조지 클루니.
당신이 진정한 꽃중년-_-)b


10.03.13
롯데시네마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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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시네도키Synecdoche.

아무리 읽어봐도 그 뜻이 명확하게 와닿기 보다는,
이렇게도 들렸다가 저렇게도 들리는 이 어려운 단어와도 같은 영화.


#.
이터널 선샤인의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의 감독 데뷔작이라더니,

시공을 넘나드는 환타지스러운 그 독특함이 잔뜩 배어난다.


주인공 케이든이 만드는 연극 속의 삶과 실제의 삶의 경계가 뒤엉키는 이야기라더니,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훨씬 묘하게 뒤엉켜 도무지 풀어낼 수가 없다.

애초에 케이든이 존재하는 현실 자체가 초현실적으로 묘사되어,
그 안에서 이야기가 한 번 더 꼬이기 시작하니 정말 끝이 없는 느낌.



#.
영화 팜플렛에 적힌 한줄평에서는,

보고나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고 했고,
전적으로 유쾌하고, 시적이며 심오하다고도 했다.

난 아무와도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 보러 가서 다행이었지)
전적으로 우울하고, 시적이며 심오했기 때문에.


아, 미리 기억해냈어야 했는데.
이터널 선샤인을 보고 받은 가슴 벅찬 그 느낌 뒤에 따라왔던 먹먹한 우울함을.



#.
어린 딸의 일기장.
불타고 있는 집.
아내가 그린 그림들.
꽃잎이 지는 문신.
아버지의 그림자.
끝나버린 책.
발작.
한 움큼의 알약.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 기이한 장치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나,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뒤흔들어댔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영화 밖에서 이해하려고 하면 너무 어려워서 알아들을 수가 없고,
영화 안에서 받아들이려고 하면 너무 우울해서 인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미친 능력을 가진 감독의 영화를 볼 수 있다니,

놀랍도록 감동적이다.




#.
인생의 처절한 실재를 보여주는 그 한 편의 연극을 위해 평생을 소진하는 그를 보고 있자니,

술 약속 노는 약속 너댓개 줄여서 겨우 뽑아낸 극소량의 시간에,
자아성찰이니 미래탐구니 하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놓고 '생각하는 척' 하던 내가 좀 웃겼다.


영화 속에서 급격하게 늙어가던 그가 나에게 말한다.

있잖니,
이렇게 모든 걸 다 갖다부어도 모르는 게 인생이야.

라고.




#.
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케이든은,
영화 내내 무려 다섯 명이나 먼저 떠나보냈다.


#.
배우가 영화 속에서 늙는다.

마치 정신차려보니 한층 더 늙어 있는 내 얼굴을 발견할 때처럼,
배우들이 굉장히 자연스럽게 늙어있어서 깜짝 놀랬다.

뭐야 어떻게 한거지.
벤자민 버튼의 마법.



#.
연극 속에서, 혹은 현실 속에서,
서로의 역할이 계속해서 뒤바뀐다.

나는 나인데 타인을 연기하고 있고,
타인이 연기하는 내 모습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는다.

나는 내가 연기하던 그 사람의 기억에 의해 움직이다가,
연기하지 않을 때에 그 사람이 되어 있다.



아아.
이런 식으로 백 개의 문장 쯤을 적어야 영화 내용이 정리가 되려나.


10.02.02
씨네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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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남친 에이단을 따라간 시골 별장에서 극한의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뉴욕으로 돌아가버린 캐리 브래드쇼.

섹스앤더시티에서의 그녀의 느낌이 너무 묻어날까 싶어 보지 말까 했었는데,
역시나 잔뜩 묻어나더라.

하지만 파트너가 달라지니, 이야기의 느낌도 달랐다.



#.
이건 휴 그랜트의 캐릭터가 살려낸 영화랄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평범하고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이야기를,
그것보다는 한 단계 괜찮은 이야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전적으로 휴 그랜트의 공이다.

진지한 순간에도 위트있는 말장난을 던지는 영국인 캐릭터.
휴 그랜트의 오래 된 이 캐릭터가 영화 내내 빛을 발한다.

뭐 쫌만 웃겼다 하면 거진 다 휴 그랜트였으니까.



#.
이렇게 재미있는 남자 만나기도 쉽지 않아, 라고 생각하다가도,
아 저렇게 맨날 농담따먹기만 하면 나중엔 짜증나지, 싶기도.


게다가 휴 그랜트는, 연기변신 따위 필요없나?
이 영화에서 떼다가 저 영화에 붙여도 들어맞을 것 같은 분위기;ㅁ;(이지만 괜찮아)



#.
뉴욕産 부부가 미국 저기 어디 멀리 박혀 있는 초 시골 동네에서 고군분투 하는 스토리가,
왠지 뻔할 뻔 자 아닐까 싶은 우려 위에서도 귀엽게 잘 풀어지는 것은,

레이라는 이름의 이 작은 마을이 이미 너무 귀엽고 정겹게 그려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Mayor Parking Only/ 두 번째 큰 바위에서 우회전/ 소방차 닦는 간호사/ 차키 꽂혀있고 문 열려있는 자동차 등등)

이 작은 마을이 거의 유토피아에 가깝게 평화로운 곳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에 서툰 이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복잡한 도시의 바쁜 생활 속에서 겨우 짬 내서 마주 앉은 저녁 식사 테이블 위 겉도는 대화가 아니라,
너와 나, 오직 그 둘에 대해서만 진득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 배려였다.

그리고 바로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대도시에 혼재한 문명의 이기가 장애가 되어버리는 평화로운 그 마을,

레이가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음,
영화 제목을 레이로 바꿔도 괜찮겠어.



#.
뭐 사랑을 느끼는 호르몬이 2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둥,
나중에는 그냥 정으로 사는 거라는 둥,

오래 된 연인에게나, 부부에게나,
그들의 관계를 지속해나가는 감정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들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이 사랑의 호르몬 싹이 말라버린 뒤의 어떤 감정이라고 해도,
그것은 情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부족한, 그 이상의 어떤 것이 되어야 맞다.

그것은 활활 타오르고 가슴 설레는 사랑과 오래 된 친구 같은 사랑의 중간 어디쯤이겠지.



#.
영화의 스토리 전개 상 조금은 필요했던 등장인물이면서도,
충분히 귀여워 보일 수 있는데 그닥 정이 가지 않았던 저↑ 두 명.

물론 저들의 비중이 높아졌다면 얘기가 좀 지저분해졌을 수도 있지만,
여튼 저들에게 감정이입하기에는,

여자애는 괜히 밉상이고,
남자애는 괜히 덜렁대더라.

쩝.


10.01.31
롯데시네마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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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솔로이스트

my mbc/cinéma 2009.11.29 15:34

제이미 폭스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라니,
두 말 할 것 없이 그냥 바로 선택해 버릴 수 밖에 없는 캐스팅.



#.
스티브 로페즈, LA타임즈의 기자로 일하는 그가,
나다니엘, 줄리어드 음대 중퇴 경력의 정신분열증 노숙자 첼리스트를 만난 이야기.

필름2.0에서 읽기로는,

스티브 로페즈가 굉장히 인생살이에 서투른 (일을 제외하면) 실패한 인간형이라던데,
그렇게 말해 준 걸 미리 읽지 않았다면 에이 뭐 그렇게까지야 싶었을 것 같은 은근한 묘사.



#.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느낌의 포스터를 선호한다.
영화의 느낌을 그대로 표현해주는 일러스트 냄새나는 이런 거.

또한 개인적으로는,
나다니엘이 느끼는 음악을 빛으로 표현해 준 그 몇 분의 영상을 선호한다.

어떤 것도 없이 오직 음악과 빛만이 존재하는 그 몇 분은,
영화 속 그 어떤 대사, 연기보다도 확실한 감동을 전달한다.



#.
엔딩크레딧에서 제이미 폭스에게 의상담당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 나니,
왠지 모르게 입가에 웃음이 살짝 번졌다.

나다니엘이 스티브 로페즈의 첫 도움을 받고 난 뒤,
그의 노란 티셔츠 한 구석에 조그맣게 스티브 로페즈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내가 그 세심한 묘사에 얼마나 감동 받았던가.

그리고 바로 그 세심한 묘사에서부터,

그의 이 우스꽝스러운 코스튬이 표현해 주는 이야기,
관계를 시작하고,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을 주고 받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
나는 항상 나의 마음을 있는대로 무조건 몽땅 한꺼번에 표현해버리는 스타일이어서,
오히려 상대방이 그 반의 반 만큼도 내게 표현해 주지 않는 경우에 상처받는 편인데,

스티브 로페즈 같은 사람은 아마도 그런 나를 부담스러워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가 엑스와이프 앞에서 눈물 흘리며 이야기할 때 내가 같이 울었던 건,

세상살이 99%를 차지하는 인간관계라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 소중함을 깨닫고 어떻게든 잘 해보겠다고 마음이라도 먹어보는 건,
세상에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싶어서.


#.
그들의 연기는 뭐라고 언급하기도 미안할 정도로 최고.

그리고 잊을만하면 뻥뻥 터져주는 유머센스도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다리 벅벅 긁는 거 이런 거 ㅋㅋㅋ


09.11.25
CGV타임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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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