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에서 마침 버스 시간이 맞기에 990을 타고,
이번엔 평대리로 갔다.

원래 세화리에서 아침에 출발해서,
햇살 받으며 평대리 도착,
이어서 비자림을 들르던가,
월정리까지 가는게 목표였는데,
이래저래 다 뒤집어지고 흑흑

여튼 평대리사무소에서 내려서,
다시 만난 올레20길




사진은 no filter로 공개.
이런 하늘이었다구 온종일 ㅠㅗㅠ

그래도 뭔가 돌담길 지나, 골목골목 지나,
정체를 알 수 없는 작물들?이 자라는 남의 집 밭 보면서 걷는게,
은근 기분 좋더라능 +_+



남의 집 앞마당에서부터 갑자기 날 보고 달려나온,
못싱긴 강아지놈들 ㅋㅋㅋㅋㅋㅋㅋㅋ
누가 보면 내가 주인인 줄 ㅋㅋㅋㅋㅋㅋ

저 어딘가에서 무섭게 짖는 부모개를 무시하고,
마치 날 따라 나올 마냥 난리 부르스를 추더니,
내가 멀어지니 결국 지들도 집으로 돌아감.

그러나 유독 한 마리가 골목 굽이로 들어서 안 보일 때까지 서 있어서,
눈물이 찔끔 날 뻔 했당 ㅠㅗㅠ

집에가면 꼼지꼼수랑 놀아줘야징.



그렇게 20코스를 역주행 하다보면,
해안도로가에 짱구네 상점ㅋㅋㅋㅋ이 보이고,
그 골목으로 들어가면 풍림다방이 뙇!

김녕 쫄끄락에 이어 두 번째 구세주 까페 ㅠㅗㅠ
워낙 유명한 곳이라 자리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마침 한 테이블 정도 밖에 없었다.



콜롬비아 뭐시기 드립커피 사이즈업 벌컥벌컥.
간만에 마시는 맛있는 드립커피 +_+
중저음 보이스의 사장님도 친절하심!


여기 앉아서 또 몸 녹이고, 폰 충전하면서,
언니가 '혼자 여행할 때 생각없이 읽기 좋다'며 추천한 '추리소설 읽기'를 시전.

사실 김녕에서부터 시작해서,
틈날 때마다 요네스뵈의 스노우맨을 읽고 있었는데,
별 일도 안 일어나는데 은근 무서우면서 재밌...었던게 문제다.


풍림다방에서 망할 놈의 다음지도로 검색하니,
월정리까지 한시간 반이면 걷는다는겨!
그래서 또 올레길 역주행을 시작.
그때가 이미 저녁 6:30 ㅠㅗㅠ



희끄무이한 하늘이야 열시에도, 두시에도 보던거라,
올레길을 따라 걷다가 숲길 코스에 이르렀는데,
왠지 그래도 혼자 이 시간 숲길은 위험할 것 같아 해안도로 자전거길을 선택.

도로가의 달팽이 옮겨주는 여유를 부리며,
신나게 걸었...



이게 내가 7:18 에 찍은, 떠나온 평대리 사진.

언니한테 "추리소설 읽고 걸으니 무섭다"며 너스레를 떤지 몇 분만에,
가로등도 없는 도로에 해가 본격적으로 지기 시작.

ㅠㅗㅠ



풍림다방에서 저만치가 자동차로 6분 거리,
길이는 4.2킬로인데, 난 40분 정도 걸은 듯.
월정리까지는 온만큼 더 가야 도착하는 상황.

비자림에선 그렇게 좋았던 정범준 목소리도,
이런 길에서는 왜 이렇게 무서운지.

너어어어어어어어무 무서워서 히치하이킹 시도.
두세번 실패하고 울먹이는 와중에,
지나쳐갔던 젊은 아저씨가 내 걱정을 하며 유턴.
다시 돌아와서 나를 태우고 월정리 해변에 내려주심.
마침 월정리 사시는 분이라고 ㅠㅗㅜ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는데 눈물이 다 남.



심지어 아저씨가 태워준 5분여 만에 저렇게
칠흑같은 어둠이 ㅠㅗㅠㅗㅠㅗㅠㅗㅠㅗㅠ

으아아아아아앙


사장님이 엄청 친절하신 해난디아장 까페에서,
놀란 마음을 온갖 초파리가 달겨들만큼 달짝한
한라봉차로 달랜 뒤,

택시 불러서 집에 감 ㅠㅗㅠㅗㅠㅠ ㅗㅠㅗㅠㅗ



제주도에서 내 자식 낳아 기르면,
무조건 통금은 6시로 해야지 ㅠㅠㅜㅗ ㅠㅠㅗㅠ


제주의 일몰을 무시하지 말자 ㅠㅗㅜㅗㅠㅗ ㅠㅠ


월정리 아저씨 고맙습니다 ㅠㅠㅠㅗㅠㅗㅠㅗㅠ

제주 차없이 혼자 댕기는 분들,
7시에는 숙소로 고고하세요 ㅠㅠ ㅠㅠㅠ ㅠ


눈물과 공포의 2탄은 이디에 돌아와 라면먹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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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원래는 세화리에서 990번 버스를 타고 비자림을 가려고 했는데,

버스를 기다리기 귀찮아서 도착한 701번을 타고 만장굴을 먼저 가려고 했는데,
누르는 벨이 없던 그 버스는 기사님께 내리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하지 않으면 정류장을 지나쳐 달리는 시스템이어서,
만징굴에서 못 내리고 김녕해수욕장에서 겨우 내림.



그렇게 도착한 김녕해변은 비오면 이런 컬러임..



그나마 살짝 살짝 나는 해에 비추어,
이렇게 보이지도 않은 투명한 생수빛 바다 사진도 찍고,



현무암 더미 속 흰 모래 초록 풀 찾아가며 잘 놀다가도,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고 너무 추워서,
일단 몸을 녹일 곳을 찾기로 한 시간이 11시.



횟집 건물 한켠에 조그맣게 자리한 쪼끌락 카페가 나의 첫번째 구세주 되시겠다.



왠지 느낌상 부모님이 하시는 횟집 옆에,
따님분 정도 되시는 분이 차린 까페 같았는데,
별 기대 않고 마신 라떼는 왕꿀맛 +_+
카푸치노 뺨 치는 두터운 우유거품이 내 맘도 몸도 녹여줘요.

앉아서 혼자 충전하면서 책 읽으면서 한시간쯤 놀았을까,
까페 주인님이 판매 메뉴를 위한 브라우니를 맹글어서,
어머님 등의 지인분들에게 시식시키시는 것 같았는데,
덕분에 나도 한 조각 얻어먹었는데 더 왕꿀맛!

엄청 친절하고, 맛있고, 따순 곳이었다.



까페 안에서 밖에 계신 개님이랑 눈 마주치면,
아이컨택 유지하며 막 안으로 들어오다 쫓겨남 ㅋㅋ
사람을 엄청 좋아한다고.



1시께 되어가니 약간 해가 나는 것 같아서,
올레20길 따라 걸어서 김녕과 함덕 사이 곰막 식당에 회국수를 먹으러 가보기로 함.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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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