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펑펑'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2.20 어린아이 같은 감수성이 (6)
  2. 2010.12.07 눈이 엄청 내린다. (7)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하얀 눈이 온 동네를 뒤엎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을 때,
너도나도 바쁜 출근길에 혼자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고 있었을 때,
아- 이럴 때 눈사람 하나 만들어줘야 하는데 라고 생각했을 때.

하지만 곧,

몰아치는 눈발을 이기지 못 해 우산을 펴 들었고,
회사 앞에서 혼자 눈사람 만들고 있으면 일 없는 애처럼 보일까 걱정했고,
출퇴근길에 북적댈 사람들과 제 시간에 오지 않을 rer을 생각하니 짜증이 났다.


이렇게 예쁘게 눈이 오는데 왜 우산을 굳이 꺼내어 드냐고,
남들의 늙어버린 감수성을 탓하던 때가 나에게도 있었다.


대체 무엇때문에 이렇게 마음이 팍팍해졌나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어른은 나이를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초중고 지나 대학 진학까지 정해진대로 걸어오던 거침없던 인생살이를 벗어나,
내 선택대로 살아가야 하는 길 위에서 직장생활 그거 쪼끔 했다고 쩔어버렸다.



2년의 사회생활 뒤에 툭툭 손 털고 자발적으로 떠나 온 후랑스라,
빡빡시런 일 하나 없이 매일매일이 오블라디오블라다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디에도 자리잡지 않은 일하는 백수는,

이 곳에 남아 있는 모습도,
한국으로 돌아간 모습도,

그 어느 쪽으로도 그림이 그려지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린아이의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빠리의 예쁜 배경이 주는 위안도,
결국 눈 녹듯 그새 사라져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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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
사무실.
12시 12분.

눈이 엄청 내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사철나무에 눈이 내려앉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정말로 엄청난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풀어놓은 강아지 마냥 여기저기 뛰놀고 싶은 마음이다가도,
구두도 신었고 장갑은 없는데 눈사람 하나 못 만들겠구나 싶다가도,
집에 갈 때 rer 엄청 막히겠구나 하는 늙은이 같은 생각도 들었다가.

결국,

이 감동을 함께 할 남자 하나가 없어,
저 멀리 충전잭 꽂아둔 애꿎은 핸드폰만 노려보고 있네.



함박눈 따위가 뭐라고 사람 마음을 이렇게 들었다 놨다 하시나.



아아,
나고미에서 따끈한 사케 한 잔 마시고 나와서,
머리 위로 떨어지는 함박눈송이를 올려다 볼 수 있다면.




앗.

글쓰는 사이에 눈발이 잦아들고 있다.
안 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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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byong